
안으로 안으로
2020. 06. 20 - 07. 04
기어쓰리 별채
<안으로 안으로>에서는 어둠을 품고 빛을 쫓는 이들을 담았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그림은 몬스테라, 공간, 검정 세 가지로 나뉜다. 소재는 다르나 이들은 선택적 은폐 혹은 일부 노출,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얼굴에 대해 동일하게 이야기한다. 이는 첫 개인전 <경계에서 그리다>를 시작으로 세 번째 개인전 <거짓말>, 네 번째 개인전 <광합성>, 그리고 그림 에세이 <나는 안녕한가요?>, <솔직함의 적정선>에서 반복적으로 표현해 온 비가시적 경계선과 척의 연장에 있다.
“안으로 더 안으로 들어간다. 뿌연 안개와 어두운 불안이 비집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각자 문을 걸어 잠근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경계를 세웠다. 여러 문을 통과하며 덤덤한 방에 자리 잡는다. 시끄러운 밖과 달리 하얗고 잠잠하다. 한쪽 구석에 박혀있는 작은 점으로 다가간다. 가까이 가보니 웅크리고 있는 거대한 그림자처럼 보인다. 밖에 있던 것과 다른 성질의 이 어둠은 못 본 체할 수 없을 만큼 더 크고 끝이 보이지 않을 깊고 검었다."

끝없는 시작, 2020, Acrylic on paper, 42 x 32 cm

좋아하는 일, 2020, Acrylic on paper, 70x50 cm
좋아한다는 이유로 내 몸을 내가 갉아 먹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해서라도 이어가고 싶었나 보다.
몬스테라의 잎이 갈라진 이유는 자신의 아래쪽 잎까지 빛을 고루 도달하게 하기 위함이다. 자신의 몸에 스스로 구멍을 내지 않았다면 빛을 받지 못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기 위해서, 지속하기 위해 버티며 생긴 상처로 인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 흔적은 온몸에 새겨져 내가 되었다.

시작하는 이들, 2020, Acrylic on paper, 32 x 32 cm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20, Acrylic on paper, 54 x 79.2 cm

빛의 방문, 2020, Acrylic on paper, 72 x 52 cm
시간이 되면 안으로 들어와 주변을 둘러본 후 때가 되면 떠난다. 다시 찾아올 내일을 기다린다.
_ 2020년 6월 8일, 방의 창 안으로 들어온 빛의 이동을 쫓아 40분 간격으로 바닥과 벽에 선을 그어 기록했다. 그림에는 오후 2시 부터 오후 4시 20분 사이의 이동 흔적을 담았다.



파란 향, 2020, Acrylic on paper, 65 x 47.5 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