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으로 지은 정원, 輝造園
instagram@baekduri
백두리는 경계와 관심, 은폐와 노출, 우연과 의도, 빛과 그림자 같은 반대 성질의 두 요소가 공존하는 순간을 그림으로 재현했다. 그중 식물과 빛을 소재로 어둠을 품고 빛을 쫓는 이들이 환경에 적응해 사는 방식을 확장하고 있다.
단체전 《몸:ritual》(갤러리 로얄, 2016), 단체전《()들어가는》(갤러리 사이, 2016) 은 우아하고 경이로운 잎새의 곡선 뒤에 처연하고 고독한 삶의 흔적이 새겨진 식물의 몸과 자신의 잎을 스스로 잘라내는 과정을 통해 아픈 성장을 하나 축제처럼 그 시간을 즐기는 식물을 그렸고, 개인전 《광합성》(갤러리 밈, 2018)은 빛을 향해 몸을 트는 식물을 그린 전시다. 《안으로 안으로》(기어쓰리 별채, 2020)에서 자신의 아래쪽 잎까지 빛을 고루 받기 위해 갈라지거나 구멍 난 잎의 형태를 가진 몬스테라를 소재로 빛과 식물의 그림을 전시했다.
개개인은 모두 하나의 정원이며 빛으로 지은 정원이라는 의미를 담은 휘조원(輝造園) 시리즈를 처음 선보인 《잎보다 많은 빛》(소제동 아트벨트 양갱갱갱, 2021)은 유리창 그래픽을 투과한 빛이 관객의 몸 위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색색의 빛의 형태가 몸에 도달한 관객이 빛과 그림자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한 전시다.
작가는 “몸이 뒤틀리고 균형이 어긋나게 기울어진 데에 나름의 사정이 있다. 빛의 방향을 쫓는 것일 수도, 빛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더 넓은 하늘을 차지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이들의 욕망은 곧 생존이다.(작가 노트, 2018) 내 몸을 갉아먹고 있던 것이 실은 지속하기 위해 버틴 자국이자 빛을 받기 위한 구멍이 되어줄 수도 있다.(작가 노트, 2020) 그림자는 빛의 증거다.”(작가 노트, 2022)라고 말한다.